신뢰의 중개사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6월 21일 | 0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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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청년 공인중개사들이 기자와 대화하고 있다.(왼쪽부터 홍길호, 조나래, 이상희 중개사) / 사진=직방

함민철(33·대구 북구) 씨는 "여지껏 부모님과 같이 살다 보니 부동산 자체에 별생각이 없었다"며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찾기조차 어렵고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데 잘 활용할 수 있는 팁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전·월세부터 집 매매·매수까지 주거와 밀접한 상관이 있는 공인중개사는 살면서 자주 만나는 직업군이다. 하지만 독자제보처럼 이제 막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청년층에게는 낯설기도 한다. 낯선 만큼 공인중개사에 대한 여러가지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매일신문 디지털국은 독자제보를 고민한 끝에 20년차 공인중개사인 심정숙 미소공인중개사사무소장을 찾아 중개사사무소 이용 팁을 물어봤다.

◆ 거래 이전에 사람, 신뢰가 중요

유튜브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동산을 검색하면 공인중개업 관련 영상·게시글이 쏟아진다. 2030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부동산은 더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 이중 상당수가 '복덕방에서 호구 잡히지 않는 방법','명품 걸치고 복덕방 간 썰'등 자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재력이 없어 보이거나 어눌해보이는 상태로 가면 공인중개사와의 기 싸움에서 져 무시당하고 피해를 보기 십상이라는 것. 과연 사실일까?

20년 경력의 공인중개사 심정숙 소장은 "소수의 악덕 중개사들의 경우가 두드러져 왜곡된 인식이 만연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고객의 외적인 부분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곳으로 생각하고 언제든지 사무소를 찾으면 된다"며 "공인중개사 직업 자체가 집이나 방을 구하려는 사람과 내놓으려는 사람을 중간에서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서비스업이다. 지금 당장 거래를 안 하더라도 잠재 고객인 이들에게 서비스 마인드를 갖춘다"고 말했다.

심 소장은 "다만, 막연하게 접근하기보다는 본인의 형편, 원하는 매물 등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중개사로서는 자세한 상담이 가능하다"며 "여러 번 부동산 거래를 해본 경험이 있는 중장년층에 비해 청년층은 의심이 많은 편이라 자신을 잘 안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 중개업소도 여러 군데 돌아다녀 봐

발품을 팔면 더 많은 정보를 모을 수 있다. 심 소장은 " 공인중개사들끼리는 전산망을 통해 물건을 공유해 한 곳을 가도 모든 물건을 파악할 수 있지만 백화점에 가서 물건을 사더라도 한 군데만 둘러보고 사지는 않지 않느냐"며"큰 돈이 오가는 거래라면 더더욱 관심 매물을 먼저 확인하고 서너군데 업체에 전화를 해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낫다. 매매 이전에 대인관계기 때문에 나와 더 잘 맞는 중개업자를 찾는 과정이다"고 말했다.

다만, 여러 부동산을 돌 때는 그전에 봤던 매물이 무엇인지 밝히고 구체적인 조언을 받아야 한다. 심 소장은 "고객이 중개사사무소를 찾아 그전에 다른 곳에서 똑같은 매물을 봤다고 말하는 것이 미안해서 숨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공인중개사는 그 사실을 모르고 같은 집주인에게 연락하고 집주인은 단기간에 문의전화가 많이 오니 갑자기 매물을 거두거나, 가격을 높여 부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내장식에 집착 안 해도 돼

매물을 실제로 확인할 때는 집의 실내장식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심 소장은 "많은 청년층 고객들이 매물을 보러 갈 때 인테리어를 관심있게 본다"며"어차피 주인이 이사를 나가면 인테리어는 다 사라진다. 또 새로 이사를 오면서 꾸며야 해 매물 확인단계에서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대신 조망, 일조권, 소음 등은 꼼꼼히 살펴야 한다. 밖에서 보는 것과 집 안에 있을 때 느끼는 조망권과 일조권에 차이가 신뢰의 중개사 크다는 것. 심 소장은"요즘은 아파트 형태와 구성이 다양해 조망·일조권이 실내에서는 또 다르게 보인다"며 "집 안에서 꼼꼼히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도배상태는 신경 쓸 필요가 없지만 천장과 벽 쪽 결로현상이나 곰팡이 유무는 확인해야 한다. 수압도 세면대, 주방 싱크대, 샤워기 등 수도시설을 동시에 틀어 보고 확인하고 집 주인이 실내 장식 등으로 가린 부분 중 부서지거나 고장 난 곳이 있는지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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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소장은 "인근 시설 접근성을 중개업소에서도 파악하지만, 계약 전에 직접 주위환경을 확인해야 한다"며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가 보면서 자녀에게 위험한 요소는 없는지, 실제로 몇 분이 걸리는지 등을 제대로 확인을 안 했다가 덜컥 이사 와서 후회를 하는 고객도 많다"고 말했다.

계약 후 24시간 내 취소가 가능하다는 말을 사실이 아니다. 임대차·매매 계약 상관없이 계약 도장을 찍으면 그 순간부터 거래 효력이 발생한다. 통상적인 매매 거래는 매수자는 매매가격의 10% 수준을 계약금, 40% 수준을 중도금, 추후 나머지 잔금을 치르게 된다. 그 사이 거래를 취소해야 한다면 계약금을 떼이게 된다. 중도금을 치른 경우라면 법적 소송으로도 번진다.

심 소장은 "매물 착지부터 계약 후 문제소지까지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찾아서 친절히 상담을 받을 수 있다"며 "먼저 내 집 마련을 꿈꾼다면 차근차근 관련 서적과 기사 등을 보고 공부를 할 것을 추천하다. 그 후 가까운 곳에 있는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찾아 인연을 맺고 상담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투데이신문 신뢰의 중개사 신뢰의 중개사 한영선 기자】 최근 ‘공인중개사 없는 부동산거래’가 화두로 떠올랐다. 정부가 지난달 1일 19개 분야 블록체인 활용 실증 사업 중 지능형(AI)정부 항목에 133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 중 ‘중개인 없는 부동산 거래’라는 항목이 사업계획 내 포함되면서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하지만 부동산 중개업계의 반발이 일자 정부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 등이 나서 “블록체인 연구차원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일 뿐 중개인 없는 거래시스템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중개인 없는 부동산시장 논쟁은 정부가 한 발 물러서며 한풀 꺽인 모습이다. 다만 공인중개사 없는 부동산 거래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중개인 생존 위협 우려는 물론 부동산 중개 수수료 현실화, 포화상태에 이른 중개사 수급 문제 등 현재 부동산 중개시장이 안고 있는 과제로 논쟁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뉴시스

거스를 수 없는 변화 VS 불합리한 거래 우려

정부의 중개사 없는 부동산 거래 시스템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기술의 발달로 주택 내외부를 가상현실로 보여주고, 부동산 정보 등은 디지털 장부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건설사들이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쌍방향 라이브 등을 활용해 사이버 견본주택도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만약 중개인이 배제된 시스템이 구현된다면 실제 거래 형태는 에스크로(Escrow)를 둔 기존 전자상거래 시스템과 유사하게 이뤄질 수도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에스크로는 예치 보증 제도를 뜻한다. 부동산 매매계약 체결 후 권리 이전과 대금 지불을 제3의 독립적인 회사가 대행하는 제도다. 즉, 매도인과 매수자 사이에서 매수자에게서 돈을 받아 가지고 있다가 파는 사람이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시켜준 것을 확인해 돈을 건네준다. 한마디로, 대리인(중립적인 제 3의 기관)이 중개해 매매에 관련된 매매 대금 또는 재산과 서류 일체를 계약조건이 종료될 신뢰의 중개사 때까지 보관 후에 공정하게 자금을 집행하는 것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책임연구원은 “거래금액대가 매우 높아지거나 중개사의 역할이 필요 없어진다면 예치 보증 제도가 반드시 필수가 될 것이며 중개 보수 대신 예치 수수료가 또 다른 비용으로 추가돼 소비자에게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김인만 소장은 “우리나라 같은 경우 중개사 법에 에스크로 제도에 대한 규정이 있기는 한데 실제 활용된 경우는 거의 없다”며 “미래에 전자 중개 거래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지금은 유명무실한 에스크로 제도가 상당히 유용하게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매물을 보여주는 건 쉽게 구현될 법 하지만 전국에 있는 부동산 매물에 대한 디지털 작업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중개사 없이 민간과 민간사이에 거래를 진행하다보면 불합리한 직거래가 성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직거래가 결국 국민들의 재산권 보호에도 도움을 주기는커녕 각종 사기사건 또는 안전한 부동산거래에도 위험성을 노출 시킬 가능성 증대된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개별성이 강하고 정형화되지 않은 단독주택, 빌라, 상가, 토지 등의 부동산에 대한 디지털화가 쉽지 않고, 가격 표준화는 풀지 못하는 숙제가 될 수 있다”며 “공시가격이야 세금의 신뢰의 중개사 기준이니 담담하게 받아들이지만 매매가격을 표준화해 정해준다면 이를 쉽게 받아들일 매도인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개사 없이 진행하게 되면 매도자, 매수자간 제대로 된 사람이 맞는지 일일이 점검해야한다”고 우려했다.

이 책임연구원도 “민간과 민간 사이의 거래에서 사고가 일어나면 그것을 과연 누가 책임지겠냐”며 “문제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명확해 분쟁 소지의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권대중 교수는 “만약 매도수수료가 전혀 나가지 않으면, 중개사고가 발생했을 때 누구에게 책임을 묻겠느냐”며 “중개사 제도가 있는 한, 중개사들을 통해 거래가 이뤄지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뉴시스

공인중개사 생존권 박탈 우려 거세

무엇보다 이번 논쟁에서 공인중개사의 생존권 위협이 가장 큰 갈등 요인으로 부각됐다. 공인중개사협회는 11만명의 개업공인중개사들의 생존권을 말살시키는 정책이라는 성명서를 내고 거세게 반발했다. 부동산거래사고 방지부터 복잡한 거래절차와 하자확인까지 담당하고 있는 공인중개사의 중요한 역할을 도외시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34년전 공인중개사 자격제도의 도입취지를 살펴보면 ‘국민의 재산권 보호’였으나, 정부가 발표한 비대면 매물 확인 시스템은 결국 국민들 간의 직거래를 정부가 나서 조장하는 것으로 공인중개사자격제도 근간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정책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특히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공인중개사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 1985년 제1회 공인중개사시험이 시행된 이후 지난해 제30회까지 배출된 개업공인중개사 자격증수는 약 45만에 달하며 2020년 9월 30일 기준 전국에서 중개업을 하고 있는 중개사무소가 약 11만개에 이른다고 한다.

게다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자료발표에 따르면 올해 제31회 공인중개사시험에는 역대 가장 많은 36만여명이 시험에 응시했다. 많은 인원이 공인중개사 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중개사 없는 부동산 거래 시스템 구축’이라는 정부의 행보가 공인중개사의 역할을 간과한 정부의 탁상행정이라고 관계자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공인중개사협회는 “이미 배출된 공인중개사 자격도 과잉되고 있는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자격인 공인중개사 자격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정책이 동시에 검토되고 있다는 것은 정부의 자격운용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공인중개사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했다. 공인중개사는 거래계약서 한 장을 작성 하기 전, 서류를 검토하고 중개대상물의 입지 환경과 특성을 몇 차례 점검한다. 잘못된 계약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한다. 또한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에서 가격을 조율하고 거래를 성사시킨다.

협회 관계자는 “지능화되고 있는 부동산거래 과정에서의 사기를 예방하고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지역사정에 밝은 개업공인중개사의 축적된 노하우와 현장 실사가 필수적인데도 ‘중개인 없는 거래’ 운운하는 것은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 과정들이 소비자의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이다.

이어 “공인중개사 업무의 본질은 부동산거래를 원하는 사람들의 안전한 부동산거래를 돕는 역할이 주된 역할이다”며 “안전한 거래를 위해서는 권리관계 검토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중개대상물에 대한 임장활동은 필수적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전자거래만으로는 물건의 대략적인 위치나 모양만 확인이 가능할 뿐, 권리관계분석, 투자재로서의 전망, 시설물의 구체적 상태는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거래 당사자는 전문가인 공인중개사를 신뢰해 고액의 부동산을 매매하거나 임대차계약을 체결한다”고 설명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공인중개사들은 수도·전기·가스·소방·승강기 및 배수 등 시설물의 상태와 벽면 도배의 상태, 일조·소음·진동 등 환경조건, 도로 및 대중교통수단과의 연계성 등을 파악하고 소비자에게 알려준다”며 “이 밖에도 신분증 대조 권리분석, 등기등본부터 가압류, 가처분, 가등기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꼼꼼하게 분석한다”고 말했다.

협회 관계자는 “최근 임대차3법이 발표된 이후 공인중개사들은 거래 절벽에 규제까지 겹쳐 생존권이 위협받는 처지인데다가 전세의 월세 전환속도가 빨라지고 전·월세 전환율 하락으로 중개료가 급감했다”며 “주택가격 상승은 정부의 정책실패에 그 원인을 찾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중개업계에 책임과 의무를 부과하는 듯한 태도에 많은 개업공인중개사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공인중개사가 현재 45만여명이 이미 배출됐다고 가정 한다면 산술적으로 계산을 해도 전체 인구중 115명당 1명이 공인중개사라는 계산이 된다”며 “전문자격사 자격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면 그의 수준에 맞는 자격운용체계가 반드시 필요하고 그래야만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정부에서도 중개사를 통해 안전한 거래를 하도록 유도하고, 중개수수료 개선이나 중개사에게 불만이 있을 경우 중개거래질서를 확립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데, 시뮬레이션을 돌리지도 않고 강압적인 방식으로 진행하니 반발이 일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개 서비스·수수료율 개선 필요성은 공감

이와 함께 현재 부동산 중개 서비스에 대한 개선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래 방식 등을 바꿔 현재 부동산 거래 시장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보증보험 규모 확대를 통한 거래 안정성 확보와 집값 상승에 따른 수수료 양극화 문제 등이 주요 개선사항으로 꼽히고 있다.

‘보증보험’이란 부동산중개업자가 중개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거래 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 그 손해에 대한 배상 책임을 부담하는 보험이다. 서울보증보험 등의 보증보험회사가 ‘공제서’를 발급한다. 공제증서에 적힌 1억원은 계약 1건당 보증하는 금액이 아니라, 한 공인중개업소가 1년 동안 보상해줄 수 있는 손해배상금 총액을 의미한다.

권 교수는 “보통 개업 공인중개사가 1억원 보증보험을 가입하고 있는데 1억이라는 금액이 한 공인중개업소가 1년 동안 보상해주는 금액으로 1년의 계약 건을 통튼 금액이 1억이다”며 “차라리 보증보험 금액을 높이고 공인중개사 서비스 질을 높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중개수수료 체계 개편을 검토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행 부동산 중개보수체계는 20년 전인 2000년에 마련됐다. 하지만, 지난 2015년도에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최고요율을 매매 6억, 전세 3억원 이상에서 각각 매매 9억, 전세 6억’으로 상향한 바 있다. 그 당시에도 고가구간 진입시 매매·임대차 중개보수 역전현상 발생 및 누진적 요율구조로 인한 부담 가중을 고려해 금액을 올렸다.

집값은 천정부지로 오르는데 반해, 중개 수수료는 10억이 넘는 아파트가 별로 없었던 시절에 비해 그대로라 고가주택과 저가주택을 거래할 때 수수료의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통상, 부동산 중개보수는 국토부의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과 각 시·도별 주택 중개보수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결정된다. 부동산 중개보수 요율표는 매물 가격대를 세 단계로 나누고 구간별 상한요율을 다르게 측정한다. 통상 임대차(전세)계약과 매매계약에 따라 다르다.

현재, 임대차의 경우 1억 이상~3억 미만 매물에 대한 중개수수료는 최대 0.3%(이내)까지, 3억 이상~6억 미만 매물은 최대 0.4%이다. 6억 이상 부터는 최대 0.8%가 적용된다. 매매의 경우 2억 이상~6억 미만 매물에 대한 중개수수료는 최대 0.4%까지, 6억 이상~9억 미만 매물은 0.5%까지, 9억 이상은 0.9%가 적용된다.

김 소장은 “현재 중개 보수는 고가주택일수록 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도록 설계돼 있다”며 “비싼 곳은 너무 비싸고, 저렴한 곳은 너무 저렴해 양극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개사들의 수수료율은 이렇게 정해져 있지만, 실제로는 협의를 거쳐 이보다 낮은 중개수수료를 받는 경우도 많다”며 “오히려 협의라는 점을 악용해 터무니 없이 낮은 수수료를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주택 임대차법 개정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하자 세입자들은 부동산 중개료와 집값이 이중부담 돼 수수료를 크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의 주택 시세는 중위 값만 따져도 고가주택으로 분류되는 9억 이상이 대부분이라 서울에서 거래를 하려면 중개수수료가 많이 들어 집값 상승과 비례해 어느 정도 조절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공인중개사와 관련된 문제점을 인지하며 개선 조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이고 뚜렷한 개선 방향은 현재까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다.

김 장관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수수료 부담이 커졌다는 소비자의 어려움이 있고 중개사들도 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며 “이런 전체적인 상황을 보기 위해 모니터링에 들어갔는데 중개 수수료 실태나 중개업소의 여건 등을 두루 조사할 신뢰의 중개사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정부는 중개업계에서 지적하는 시장에서 예상되는 부작용들을 가감없이 인지하고 이를 정책수립과정에 반영시키는 유연함과 신중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신뢰의 중개사

한 건물 건너면 부동산이지만, 그래도 되는 곳은 된다. 그 비결을 듣기 위해 개업 1년 6개월 차 부동산 사장님을 만났다.

기사 내용

“부동산 중개일을 하다 보면 다른 중개사 사무실 사장님들과 교류를 많이 해요. 그런데 의외로 남자 사장님들이 이 일을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남자 사장님들 중에는 손님들에게 무조건 ‘이 물건이 제일 좋아요’라며 밀어붙이는 분들이 계신데, 그러면 손님들이 도망가거든요. 반면 신뢰의 중개사 여자 사장님들은 손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하고, 가급적 손님 눈높이에 맞춰요. 그러니 성사율이 높을 수밖에 없죠.”

험난한 정글을 헤쳐나가는 것이 창업이라면, 여성 특히 사회 경험이 없는 전업주부에게 창업은 낯선 정글을 혼자 뚫고 나가야 하는 어렵고 외로운 일이다. 그래서 공감 능력이 뛰어난 여성이 남성보다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데 유리한 부분이 많다는 얘기에 귀가 더 솔깃해진다.

시작하기 전, 흥미와 적성이 있는지 먼저 체크할 것

서울 송파구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고선희 씨(49)는 2년 전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두 아이를 대학에 보낸 후 마음에 여유가 생기자 사회복지사 같은 자격증을 따볼 욕심으로 인터넷을 살펴보다 오히려 공인중개사 자격증에 관심이 생겼던 것.

“평소에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는데 인터넷에 관련 공부를 할 수 있는 강좌가 많이 있더라고요. 처음부터 공인중개사 자격증 공부를 했던 건 아니고 우연히 공인중개사 시험 강좌를 듣게 되었는데 재밌고 제 적성에 딱 맞는 거예요.”

고작 4개월 학원에 다니고 1년 만에 1차, 2차 시험에 모두 합격한 비결은 따로 있었다.

“남편 직장을 따라 지방 이사를 몇 번. 다시 서울로 올라와야 했을 때 송파구에 있는 친정과 이웃에 살고 신뢰의 중개사 싶었어요. 그런데 경기도와 서울 집값은 천지차이더라고요. 돈도 부족하면서 전셋집에는 살기 싫어 대출 끼고 싸게 살 수 있는 집을 찾아 다녔어요. 1~2년마다 한 번씩 이사 다니면서 결국 친정 옆으로 이사했고, 힘들었지만 그 덕에 부동산 전문가가 다 되었죠. 마음에 드는 집을 사기 위해서 어떤 때는 일주일 내내 한 부동산에 출근하다시피 한 적도 있어요. 언니와 동생 집도 제가 다 알아봐줬죠.”

부동산 중개 사무실 최고의 입지는?

산전수전의 부동산 거래 경험, 그리고 흥미와 타고난 적성 덕에 중개사 자격증도 쉽게 땄지만 막상 현장에서 자신의 부동산 중개 사무소를 여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부동산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장롱면허가 되는게 싫었던 터라 알고 지내던 부동산 사장들에게 월급 실장으로 일할 수 있는 자리를 알아봤지만 돌아오는 답은 ‘차라리 직접 차려보면 어떻겠냐’는 거였다.

“제가 욕심이 많아서 이왕 시작할 거면 큰 곳에서 해보고 싶어서 겁도 없이 송파 헬리오시티 주변을 알아봤어요. 결국 거기는 못 들어가고 아는 부동산 사장님들한테 추천 받은 장소 중 안정된 자리를 골라 개업을 했지요. 기존에 부동산을 하던 곳이라 권리금을 꽤 주고 들어왔지만 초보인 제가 안정적으로 시작하는데 오히려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부동산 중개업은 전세가 2년 단위로 계약이 이뤄지고 매매 역시 전세 계약 주기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공실인 사무실에서 개업을 하는 것보다는 권리금 부담이 되더라도 단골이 있는 기존 부동산 자리에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파트 신규 입주장의 경우에도 근처에서 오래 부동산을 하며 단골을 쌓아온 부동산과 새로 개업한 사무실은 경쟁이 안 된다. 또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자리에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개사마다 자신의 적성이 있거든요. 아파트 매매를 잘하는 사람, 전세를 잘하는 사람, 상가 거래를 잘하는 사람. 적성을 잘 찾아서 거기에 맞는 자리에 사무실을 내는 게 중요해요. 제 경우에는 처음에 아파트, 상가, 건물을 다 거래할 수 있는 정말 좋은 자리를 추천 받았었는데 막상 자신이 없더라고요. 저는 아파트 매매 쪽이 적성에 맞는 것 같았거든요. 세대수가 적어서 조금 걱정했지만 작게 시작하자 하는 마음으로 개업해 다행히 안정적으로 잘 운영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을 1년 이상 하다보니 이제는 부동산 자리가 조금씩 보인다. 1순위는 유동 인구가 많은 버스정류장 앞. 여기에 횡단보도가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유동 인구와 접근성으로만 보면 지하철역 출입구 쪽이 최고지만 임대료가 너무 비싸 초보에게는 부담스럽다.

“중개사들끼리는 길에서 바로 들어오는 분을 ‘로드손님’이라 하고 인터넷 검색으로 물건을 알아본 후 부동산에 전화를 걸고 오는 분들을 ‘전화손님’이라고 해요. 손님 수로 보면 로드손님이 2, 전화손님이 8 정도로 많은데, 계약 확률은 로드손님이 훨씬 높아요. 직접 발품을 판다는 것은 그만큼 절실히 필요하다는 거니까요. 특히 원룸, 상가는 로드손님이 매우 중요해요.”

집 구경시키는 중개사가 아니라 정보를 나누는 컨설턴트가 되라

부동산은 지역 공동중개망이라는 게 있어 그 지역에 나오는 매매, 전세 물건을 중개사들이 함께 공유한다. 그런데 같은 물건을 중개해도 성사률이 높은 사무실이 분명히 있다. 사무실 입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영업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고씨는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차별화 전략을 ‘컨설팅’이라는 단어로 설명한다. 단순한 중개가 아니라 부동산 컨설팅을 하려면, 거래 성사에만 몰두해 물건을 포장해서는 절대 안 된다.

“손님이 오면 물건을 직접 보여드리기 전에 물건에 대해 사실 그대로 설명해요. 동네를 잘 모르는 분들은 신뢰의 중개사 신뢰의 중개사 동네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고, 또 이 동네랑 비교할 수 있는 다른 곳과도 견주어 설명합니다. 설명을 듣고도 손님이 갸우뚱하면 충분히 고민하고 오시라고 하죠. 특히 주변의 교육환경과 투자 효율성을 자세히 설명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나를 믿고 찾아온 손님에게 원하는 물건을 구해드리고 도와드리려는 마음인 것 같아요. 손님들 중에는 가끔 인터넷으로 물건을 검색한 후 그저 집만 보여달라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런 분들은 중개사에게서만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놓치는 거지요.”

손님을 대하는 자세나 영업 능력만큼 일에 대한 신중함, 책임감도 중요하다. 중개수수료를 수입으로 하는 업종의 특성상 건수를 올리려고 계약을 밀어부치다보면 꼭 사고가 난다는 것이다.

계약서 문구를 세세하게 기입하지 않거나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을 사전에 거래 당사자들에게 확인시키지 않으면 결국 골치거리가 되어 다시 돌아온다.

예를 들어 임대차 계약의 경우 계약 체결 및 이사 직후 분쟁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낡은 빨래건조대를 바꿔 달라, 낡은 등을 교체해 달라, 얼마 이하의 수리비는 임대인이 부담하라는 등 사소한 일로 다툼이 생긴다. 계약서를 좀더 세세히 작성하거나 중개인이 임대인, 임차인에게 사전에 꼼꼼히 확인시켰다면 예방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이것만 참고 1년만 버티면 단골이 생긴다

고씨는 계약서 쓰는 날에는 꼭 정장을 갖춰 입는다. 스스로 마음 가짐을 가다듬는 의식을 치르는 셈이다. 손님에게 사용한 단어, 말의 톤도 곱씹어 본다. 손님의 소중한 재산을 다루는 일이니 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그녀는 부동산 계약은 책임이라고 말한다.

“잘 되면 본인 탓, 잘못되면 중개사 탓이라는 말이 있어요. 부동산 계약은 매도매수인 또는 임대차인, 그리고 중개사 3자가 모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인데 계약 당사자 중 한 쪽이라도 탓을 하게 되면 그게 다 제 몫이 되더라고요.”

부동산 계약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표준계약서를 사용하기 때문에 특별히 잘못될 일은 없다. 하지만 경험이 없는 손님들은 중개사를 믿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젊은층은 임대차나 매매의 경험이 부족해 불안해하고 의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계약 쌍방이 얼굴을 마주보고 얘기하면 쉽게 해결될 일인데 중개사를 통해 전달하려 하니 서로 화만 내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개사는 양쪽에서 터져 나오는 불만을 다 받아 견뎌내야 한다.

“개업 후 1년 동안은 너무 힘들어 도망가고 싶을 정도였어요. 부동산 중개라는 게 계약서 썼다고 끝이 아니더라고요. 자질구레한 수선수리 문제, 장기수선충당금이나 관리비 정산 문제 같은 계약 쌍방이 해야 할 일을 일일이 중개인이 전달해줘야 해요.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중립적인 입장에서 해결해줘야 하고요. 그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그만둘까도 생각했었죠.”

지나고 보면 이런 스트레스는 참을 만한 것이었다. 정말 힘든 손님은 따로 있다며 웃는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싫다고, 아니라고 얘기해도 되고 다음에 계약하셔도 상관 없어요. 그런데 계약할 것처럼 해서 가격 조정을 어렵게 다 해놓았는데 마지막에 그냥 한번 알아본 거라고 하는 손님이 있어요. 이런 경우에는 중개인이 다른 상대방에게 백배 사죄해야 되거든요. 사람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거잖아요. 이럴 때 너무 힘들죠.”

창업 후 1년 정도, 힘든 고비를 넘기고 나니 이제는 스트레스와 욕심을 내려놓을 줄 알게 되더라는 고씨는 사무실에서 손님들과 수다떠는 시간이 제일 즐겁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성격인 그녀는 당장 계약을 안 해도, 찾아 와서 그저 놀다 가는 손님이 반갑다.

함께 이야기 나누고 어울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서로 신뢰가 쌓인다. 소중한 부동산을 믿고 맡길 만한 사이는 이렇게 형성된다는 얘기다.

“경기가 안 좋을수록 부동산은 단골손님이 중요해요.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영업한 자리는 손님이 꾸준히 있죠. 부동산에 오셔서 손님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결국 자금 문제더라고요. 누가 비싸고 좋은 집이 싫겠어요? 알면서도 못 사는 거지요. 이런 손님의 마음을 헤아리고 공감하고 기다려주면 결국 거래가 성사되는 것 같아요.”

신뢰의 중개사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청년 공인중개사는 매년 늘고 있지만, 시장 진출은 쉽지 않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존 중개사무소 선배들 간 경쟁은 더 치열해졌고, 갓 자격증을 딴 청년 중개사가 시장에서 손님을 만나 중개할 기회는 흔치 않다. 그마저도 중개료의 대부분은 소속 중개사무소에 돌아가니 수입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청년 중개사들을 돕기 위해 국내 1위 프롭테크 스타트업 직방이 나섰다.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중개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 청년중개사를 직접 키우겠다는 목표에서다.

청년중개사관학교는 기본 트레이닝에 실무 과정까지 총 14개월간 진행되고, 최대 2800만원의 지원금도 제공된다. 청년 중개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비용 부담을 최대한 덜어줬다.

직방 '청년중개사관학교' 주요 내용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청년중개사관학교를 수료하면 직방의 온택트파트너스와 제휴를 맺고 ‘온택트중개사‘로 활동할 수 있다. 온택트중개사는 가상현실(VR), 3D단지투어, 중개라이브 등 디지털 중심의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방의 파트너 중개사다.

서울 강남구에서 미래 부동산 중개 시장을 이끌어갈 청년 중개사들을 만났다. 직방의 메타버스 사무실 '메타폴리스' 공간으로 출근해 손님들을 만나는 이들 중개사들은 모처럼만에 오프라인 공간으로 나왔다.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청년 공인중개사들이 기자와 대화하고 있다.(왼쪽부터 홍길호, 조나래, 이상희 중개사) / 사진=직방

각자 소개를 부탁드린다

▷홍길호 교육생(1988년생. 29회 공인중개사 자격 취득)=관광 가이드로 일하다 중개사로 전향했다. 2018년 자격증을 취득해 1년4개월 간 중개사무소에 소속돼 일하다 ‘청년중개사관학교’에 지원했다. 현재 '청년중개사관학교'의 교육생으로 기본 트레이닝 과정을 밟고 있다.

▷조나래 온택트중개사(1993년생. 30회 공인중개사 자격 취득)=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다 뉴질랜드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현지에서 집을 구하면서 공동 중개망이 잘 형성된 선진화된 중개 시스템에 흥미를 느꼈고, 한국에 돌아와 2019년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했다. 현재 직방의 파트너 '온택트중개사'로 손님을 만나고 있다.

▷이상희 온택트중개사(1992년생. 32회 공인중개사 자격 취득)=5년간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대학 전공인 부동산학을 살려 공인중개사시험에 도전했다. 지난해 자격증을 취득해 6개월간 중개사무소에 소속돼 일하다, 역시 직방 '온택트중개사'로 일하고 있다.

청년 중개사로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나

▷홍 중개사=1년 4개월 동안 중개사무소에서 일하면서 손님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너가 집에 대해 뭘 알아’였다. 청년 중개사라면 거의 다 들어봤을 말이다. 경험 부족으로 차별받는 경우가 허다했다. 집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차별은 더 심했다.

▷이 중개사=소속 공인중개사 두 세곳에서 일했는데, 신입 중개사에게 노하우를 알려주는 분위기는 아니더라. 첫 3개월은 손님 구경은커녕 9시부터 6시까지 앉아만 있다 오는 격이었다. 무의미하게 매물 광고 글만 올리면서 하루를 보내다 보니 중개업을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열망이 컸다. 급여 기준도 중개사무소마다 다 달랐다. 시급으로 주는 곳도 있고, 기본급에 중개 신뢰의 중개사 수수료를 비율로 배분해주는 곳도 있었다. ‘원래 중개는 배고프게 하는 거야‘, ’벌써 돈 벌 생각하면 안 된다‘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기본급 100만원에 중개 수수료를 8대2로 나눠서 받았다. 계약을 진행한 손님을 손에 꼽을 정도이니, 당시엔 기본급만 받고 일한 거나 마찬가지다.

청년중개사관학교에서 어떤 교육을 신뢰의 중개사 받고 있나

▷홍 중개사=다들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있으니 기초 이론은 다 알지만, 현장에 나가면 시험에 나오지 않는 내용들을 많이 마주한다. 청년중개사관학교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한 달 남짓 됐는데, 손님을 대하는 방법 등 영업 노하우부터 계약서 작성 시 넣는 특약도 체계적으로 알려주더라. 과제도 있다. 매물을 무작위로 선별해주면 1분 30초 광고를 만들어야 한다. MZ 중개사에 걸맞은 중개를 하도록 트레이닝해준다. 첫 두 달은 사관학교 커리큘럼을 따라야 해서 다른 수입원을 갖기 어려운 상황인데, 재정 지원 덕에 돈 걱정 없이 교육에만 집중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청년 공인중개사들이 기자와 대화하고 있다. / 사진=직방

조나래, 이상희 중개사는 지난해 6월 출범한 직방의 온택트파트너스를 통해 교육을 이수한 후 현재 직방의 파트너 온택트중개사로 활동하고 있다.

온택트파트너스를 통해 청년 중개인이 대거 유입되면서, 직방은 곧바로 청년에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 설계에 돌입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공인중개사 최종합격자 2만6915명 중 2030 청년은 1만495명으로 약 40%를 차지했다. 10대 청소년도 19명이나 됐다. 직방은 지난달 16일 문을 연 '청년중개사관학교'를 통해 청년 중개사를 중심으로 비대면 중개 등 디지털 중개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공인중개사 최종합격자 연령대별 현황 그래프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지난해 공인중개사 최종합격자 연령대별 현황 그래프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온택트중개사는 어떤 일을 하나

▷조 중개사=온택트중개사가 되기 전 디지털 활용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VR 카메라로 아파트 매물을 촬영하고, 영상 편집까지 직접 한다. 비대면 중개 라이브로 고객들과 만나 매물을 소개하고, 현장 방문을 원하는 손님들은 일반 중개사와 똑같이 직접 만나기도 한다. 아무래도 손님 대부분이 직장인이라 약속을 잡기가 쉽지가 않은데, 온택트중개를 통해 VR 촬영본만 보고 계약한 손님도 더러 있다. 실제로 방문한 것처럼 상세하게 촬영하기 때문에 신뢰를 해주시는 것 같다. 최근엔 해외에서도 VR만 보고 계약하는 경우도 있다.

▷이 중개사=온택트중개사들은 모두 메타폴리스로 출근해 각자 업무를 하면서 손님들의 문의를 받는다. 하루에 10건 정도 받고 있다. 손님들의 요구사항에 따라 매물을 선별해 보여주면, 손님들이 추려내서 최종적으로 한두 군데가 실제 방문으로 이어진다. 손님도 중개사도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게 온택트중개의 최대 장점이다. 중개수수료 비율도 합리적이어서 수입도 굉장히 만족스럽다. 일반 중개사로 계속 일했다면 벌써 포기했을 거다.

앞으로 어떤 중개사가 되고 싶나

▷이 중개사=나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중개사가 되고 싶다.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면서 나름 즐거웠지만, 반복되는 업무를 하면서 스스로 큰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더라. 중개사로 일하면서도 허위매물 광고에 거리낌 없는 중개사무소들을 겪으면서 회의감을 많이 느꼈다. 손님도 나도 만족시키는 온택트중개사가 되겠다.

▷조 중개사=뉴질랜드에서 중개사의 꿈을 키워준 현지 중개사처럼,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중개사 되고 싶다. 중개사는 아직도 전문성과 신뢰도가 낮은 직종인데, 청년 중개사들과 조금씩 인식을 바꿔나가겠다.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중개 시장 자체를 디지털화 하는 건 혼자 잘해서 될 수가 없다. VR이나 비대면 중개 자체를 낯설어하는 손님들이 아직 많은데, 그걸 적응하려면 시장 변화를 이끌어내야 하는데, 청년 중개사들과 함께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싶다.

▷홍 중개사=청년중개사관학교에선 시장에서 가장 진입장벽이 높은 아파트를 중개하는데, 이번 교육을 통해 다양한 매물을 중개하는 ‘멀티 중개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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